2022. 3. 18. 23:50ㆍ애팔래치아 (Appalachian) 트레일 남단 240마일
조지아 주는 미국 남동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도인 애틀란타를 중심으로 보면, 가까운 거리에 피크닉, 하이킹, 낚시, 캠핑 등의 야외활동을 즐길 만한 강, 호수, 계곡, 산과 바다가 사방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어디를 가도, 수풀이 우거진 풍경을 접할 수 있습니다.
지도에서 보면, 남쪽으로 Florida, 서쪽으로 Alabama, 동쪽으로 South Carolina, 그리고 북쪽으로 North Carolina와 Tennessee를 접하고 있고, 남동쪽으로는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걷기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주말에 한 두시간 운전해서 갈 수 있는 다양한 트레일을 다니고 있습니다. Day hiker로 평균 6~7마일 (10km 내외) 정도 트레일 코스를 찾아서 다녀보다가, 올해에는 특별한 목표를 정해서 도전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겨울 (1~2월)에는 설경이 그리워서, 북쪽 고도가 높은 산 (Blood Mountain)을 자주 찾았는데,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산속에서 캠핑을 즐기는 backpacker들도 흔하게 보게 되었고, 캠핑의 욕구가 자극이 되기도 했습니다.
3월 첫 토요일에는 Unicoi Gap에서 Rocky Mountain을 찍고 돌아 내려오는 트레일을 갔다가, 초입에서 우연히 가벼운 인사말을 주고받은 사람과 1 시간여를 함께 걷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Ohio 주에서 온 solo-hiker 였는데, 5개월의 시간을 투자해서 2000여 마일의 Appalachian Trail을 완주하려는 목표를 가진 3일 차의 thru-hiker 였습니다.
Appalachian Trail에는 매년 3,000여 명 정도의 thru-hiker 도전자가 있고, 그 중의 25% 정도가 완주를 한다는 얘기도 듣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너무 힘든 도전인 것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들게 된 생각은 멀리 다른 주나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오는 곳인데, 나는 마음만 먹으면 그 장대한 트레일의 출발지가 되기도 하고 종착지가 되기도 하는 중요한 구간, 그 일부라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내가 살고 있는 조지아 그리고, 근접한 노스캘로라이나와 테네시에 포함된 구간 (240 마일, 386 km)만이라도 나누어서 걸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 대륙의 14개주를 관통하며 이어지는 Appalachian Trail은 북동쪽 매인 주의 Mount Katahdin에서 출발해서 남쪽 방향으로 경로를 잡으면, 조지아 주의 Springer Mountain이 종착지가 되지만, 반대로 북쪽 방향으로 경로를 정할 경우에는 Springer Mountain은 출발지가 되기도 합니다. 구글 서치 해 본 결과는 2010년 이후로 Northbound Thru-hiker가 매년 10% 정도 규모로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주말이면, '이번 주에는 어디를 가면 좋을까?' 하는 고민도 할 필요가 없고, 일정 구간 나누어서 탐험해 봐야 하지만, Appalachian Trail을 십분의 일이라도 짬짬이 걸어 볼 수 있다는 것이 조지아에 사는 특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