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미국 조지아 하이킹 TOP 5 + 2 (feat. Great Smoky Mountain)

2022. 3. 23. 12:50미국 조지아 당일 - 하이킹

2020년은 소셜 디스턴싱과 락 다운 등의 제재로 인해, 실내 공공시설의 사용이 제한되고 사람 만나기도 어려운, 고독한 시간이 지속 되었다. 수개월을 집안에 갇혀 지내고 있다 보니, 답답함을 풀 수 있는 방법으로 자연을 찾게 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었는데, 나도 그중의 한 사람이었다. 점차 산을 찾게 되고, 장거리 로드 트립을 가기도 했었다.

2021년 4월부터 코로나 백신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작은 모임 활동에 부담감이 줄어들면서 생활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5월 초에는 아하 방(아틀란타 하이킹: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가입하면서,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부지런히 하이킹을 다니게 되었다. 이름이 알려진 트레일에는, 오전 9시 전에 주차장에 도착해야 그나마 주차 난을 피할 수 있었고, 여름에는 더위를 피하느라고, 조금 더 이른 시간에, 트레일 헤드 (trailhead)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다녔었다. 오랜만에 움츠린 몸이 기지개를 켜고 자연 속을 활보하고 다니면서, 주말의 하이킹 모임이 유일무이의 활력소가 되었다.
겨울로 접어 들면서는,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을 선별하여 solo hiker로 하이킹을 다니고 있다.

하이킹 모임에서 참여한 일정표 (날짜 순)

숲 길과 물 길을 따라 걷기에는 아무래도 봄과, 여름이 좀 더 매력적인 것 같다. 초록빛 나뭇잎이 주는 청량감에 푸른 하늘이 어우러지면, 시야가 맑아지고, 나무 그늘도 반갑고, 시원한 한줄기 바람도 감사하고, 맑은 물소리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가을에는 찬기운과 함께 단풍과 낙엽이 그윽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걷기에 좋은 날씨이지만, 가만히 앉아 쉬기에는 싸늘함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겨울에는 설경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황홀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금은 을씨년스럽다.

작년 한해, 내가 직접 가본 트레일 중에서, 그날의 계절과 날씨와 풍경이 어우러져 기분 좋게 느꼈던, TOP 5 +2 트레일을 꼽아 보았다.

5. Sope Creek Loop (6월 26일, 3마일)

강보다는 얕고, 시냇물이라기보다는 폭이 넓은 시원한 물가를 따라 울퉁 불퉁한 바위길이 절벽 아래로 이어져 있어서, 바위 절벽을 타고 탐험하는 재미가 있다. 평편한 돌이 길처럼 물 위에 나 있어서, 앉아 쉬어 가기에도 적절하고 매우 예쁘다. Trail 길이는 짧고 부담이 적지만, 마운틴바이크 라이더들과 길을 공유해야 해서 조금은 성가시기도 하다.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느낌이고, 주차장이나 트레일에서 화장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단점이 있음에도, 가공되지 않아서 더 예쁜 물길을 걸어 보길 바란다.

Sope Creek Loop (3마일)


4. Raven Cliff Falls Trail (6월 5일, 5.8마일)

경사가 있는 거친 돌길을 꽤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편한 길은 아니지만, 빠르게 흐르는 맑은 냇가와 작은 폭포를 따라 트레일이 이어져 있어서 보고 듣기만 해도 더위가 식혀지는 것 같다.
초 여름에 처음 갔을 때는, 곳곳에 다져진 캠프싸이트를 지나가면서, 간단한 물놀이도 하고 싶고, 마음먹고 준비하고 와서 캠핑을 즐기고 싶은 열망이 샘솟았었다. 겨울에 다시 갔을 때는 잎이 떨어진 앙상한 나무숲이 주는 황량함과 낮은 온도와 습도 때문에 음산한 느낌이 있어서, 봄이나 여름에 오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Raven Cliff Falls Trail (5.8마일)


3. Amicalola Falls to Len Foote Hike Inn (5월 24일, 9.4 마일)

이 트레일은 약간 도전적인 측면이 있는데, 첫째, 전체 트레일이 왕복 9.4 마일이어서 꽤 길기도 하고, 둘째, Amicalola Falls 아래에서 출발할 경우에는 폭포를 정면으로 코 앞에서 볼 수 있도록 설치된 604개의 계단을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무릎과 다리에 무리를 주고 시작하게 된다. 반면, 가슴이 탁 트이는 폭포수를 보고 나면, 기분이 마구 좋아지는 장점도 있다. 트레일을 다 마치고 내려왔을 때 다시 폭포를 마주하면, 피로가 풀리는 그런 마법을 경험할 수도 있다. 또한, 비온 후에, 물이 많을 때 가면 더 이득이다. 이곳은 애팔라치아 트레일 남부 종착지 (또는 시작점)인 스프링거 마운틴을 접근할 수 있는 루트이기도 해서, 많은 thru hiker들이 츨발지로 삼기도 한다.

Amicalola Falls to Len Foote Hike Inn (9.4 마일)


2. Laurel Ridge Trail (5월 8일, 4마일)

Lake Lanier 주변에는 곳곳에 물 놀이와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많다. 보트, 낚시, 수영, 바비큐 파티 등을 즐길 수 있게 시설 등이 정비되어 있다. Laurel Ridge Trail만 해도 매우 다양한 풍경을 만나며 걸을 수 있다. 오르막 내리막 길도 적당히 섞여 있고, 호수, 비치, 냇가, 숲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넓은 호수를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Atlanta 북쪽 지역에 사는 분들에게는, 주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가서 즐기기에 제격인 곳이다.

Laurel Ridge Trail (4마일)


1. Alum Cave Trail to Mount LeConte (10월 23일, 11마일)

2020년 가을에 혼자 무턱대고 갔다가, 주차 난에 힘 빼고, Arch Rock 까지만 갔다가 되돌아온 적이 있었다. 이곳은 Great Smoky Mountain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레일이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가을에는 새벽 6시에 집합해서 어둠속에 랜턴을 켜고 출발했다. 아주 천천히 걷고, 쉬고, 얘기하고, 사진 찍으면서, 거의 10시간이 걸려서 완주를 했다. 가을 산행에서 기대한 단풍은 아직 흠뻑 물 들기 전이라 아쉬웠지만, 모든 길은 잘 정비되어 있었고, 구비 구비 만나게 되는 주위 환경 (나무, 돌, 이끼, 흙, 산세, 절벽, 동굴 등)의 변화는 신선함과 흥미로움을 자아내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Alum Cave Trail to Mount LeConte (Great Smoky Mountain의 인기 트레일)


위에 5개 트레일은 첫 방문 당시에, 감탄을 하며 꼭 다시 와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걸을 만큼 지형의 변화나 풍경이 다양해서 재미있게 걸을만한 그런 곳이었다. 이 외에 빼 버리기 아쉬운 두 곳을 더 선정했다.

Plus two
- Chattahoochee River National Recreation Area에서 특이한 매력 포인트가 있는 두 곳을 소개한다.
아틀란타 중심부에서 가깝기 때문에, 도심에서 자연 속으로 점프하는 느낌의 드라이브 코스를 경험하는 것도 좋다.

6. East Palisades Trail and Bamboo Forest (3.3 마일)

대나무 숲은 숨겨진 보물을 찾듯이, 트레일의 후미진 구석 끝까지 찾아가야 만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차타후치 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 쉴 수 있다. 기온차가 있는 아침에는, 세차게 흐르는 강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만나면, 내 마음속에도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ast Palisades Trail and Bamboo Forest (3.3 마일)


7. Sweetwater Creek State Park - Red, White, and Yellow Trail (7.3 마일)

영화 헝거게임이 조지아의 여러 장소에서 쵤영이 되었는데, 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남북전쟁 때 타버린 방직공장의 일부가 남아 있는데, 오랜 시간이 남기고 간 흔적 속에서 아픔이 느껴진달까, 센티멘탈해지고 싶은 그런 아련함이 있다. 세 개의 트레일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조금씩 다른 느낌을 가져 볼 수 있다. Yellow - Red - White 순으로 걷는 것을 추천한다. Red 트레일은 계속 물길을 따라서 이어지며, 아래 방직공장 터를 지나간다.

Sweetwater Creek State Park - Red, White, and Yellow Trail (7.3 마일)